세상 모든 색이 모여든듯한 학교 교정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뭐에 홀린듯 빠져든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러함에 있을 것이다.
무주 산골의 5월은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화려하다.
지난주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3박4일 통합기행을 다녀왔다. 그래서인지 이번주 아이들은 더 건강해진듯하다.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의 하루하루는 사건들이 끊이질 않는다. 학교에 영 적응을 못하고 멀어져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저 찹찹하다. 우리가 주고픈 것은 한보따리인데, 그 보따리를 풀어놓지도 못하게 하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답답함이 아니라 허탈하고 슬퍼진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였을까.
배움의 가치를 경험하지 못하는 청소들에게 사회는 따뜻하지가 않다. 그걸 너무 잘 알기에 그들을 향한 복잡한 마음이 밀려온다.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그들의 삶을 대신할 수 없기에 한계는 분명하다.
그들도 언젠가는 알겠지. 그 시간이 너무 늦지 않기를 선생으로 바랄뿐이다.